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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2018.04.1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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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A와 만나기로 한 약속은 곧 깨졌다. 부모가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면서 관여했고 또 약속 장소로 함께 오겠다고 해서다. 용품사 대표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용품사 대표는 골프는 스스로 결정하고 자기 스스로 풀어나가는 운동이지만, 우리 골프선수들의 부모들은 지나치게 자식에게 관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수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서 앞으로는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이런 유형의 선수들과는 계약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해 여름이 유난히 길고 무더웠던 것은 날씨 탓만은 아니었다. 내가 '서대문 큰집'에서 돌아오던 여름에는 대통령 부인 육영수가 피살되고 세상은 더욱 험악해졌었다. 다음 해에 나는 수필집 《그래도 살고 싶은 인생》 과 평론집이 판매 배포 금지되고 경희대도 떠나게 되었다. 가깝던 문단 친구들도 멀어져 갔다. '철새들'이 다 떠난 자리에서 기약 없는 긴 방학이 시작되자 나도 가족들을 데리고 그곳을 떠났다. 산속에서 구름을 벗해서인지 초등학교를 마치고 떠나간 친구는 몇 해 전 고향에서 연락을 해 왔었다. 우리는 손을 잡았다. 친구는 웃으며 ‘가재’ 잡으러 왔다고 했다. 그의 집 옆으로 흐르는 도랑에는 가재도 참 많았다. 앞으로 가기보다는 뒤로 가기를 좋아하는 가재, 고향에서 온 친구의 모습에는 키보다 세월이 더 빠르게 지나간 것 같았다. 중년 남자는 돈을 쥔 손을 쑥 내밀었다. 퇴직 후 취미에 대한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탤런트 기질이 부족한 면도 있겠으나 기실 이렇다 할 취미가 없는 것은 친구가 별로 없다는 사실과 또한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어렸을 적부터 친구는 있으면 좋고 없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강했다. 하여 어느 비 오는 날을 시점으로 ‘혼자 막걸리를 마시며 생각을 찾아가는’ 주색(酒索)으로 취미를 정하게 된다. 어린 시절 파가니니는 하루 10여 시간이나 맹훈련을 받았고, 지키지 않은 날 그 아버지는 밥도 먹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훈련 덕분에 연주 중 현을 반음 올리거나 G선만을 반음 높게 하는 동작을 청중 모르게 재빨리 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줄을 왼손으로 튕기는 피치카토, 피리소리처럼 감미로운 소리를 내는 플래절렛, 여러 음을 한꺼번에 내는 자기만의 연주법을 창안해냈던 것이다. 이 어려운 기술을 이미 어렸을 때 터득했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는 많은 연습이 불필요했다. 연주 여행 때 그의 비법을 엿보려고 옆방에 투숙했던 사람들은 헛수고만 했다. 음식 만들기나 연주에는 천부의 재능과 함께 숙련된 손맛이 어우러져야 한다는 진실을 잊기가 쉽다. 그래서 명연주가나 장인이 그 비법을 전수해 주지 않았다는 누명을 쓴다. 단골 냉면집도 다들이 방법을 전수 받아 현대 시설까지 갖췄으나 그 맛은 부친 때만 못하다. 파가니니도 유일한 제자 시보리(Sivori)에게만 비법의 일부를 전해줬다. 분주한 연주여행 때문에 지속적인 교육은 못 시켰지만 자신이 창안한 연습방법으로 시보리의 테크닉을 1년도 안된 기간에 빨리 향상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파가니니만큼 훌륭한 연주를 하지 못했으며 오늘날 그의 악보를 비슷하게만 소화해 내는 몇몇 연주자가 있을 뿐이다. 그는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만한 많은 작품을 썼으나 오늘날 전해오는 악보는 바이올린 협주곡 6곡과 전24곡의 카프리스뿐이다. 그 중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베토벤이나 브람스와 같은 정서적 깊이는 없으나 듣고 난 뒤에 일종의 시원함이 남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겨울 산을 오른다.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또 가을대로, 산은 저마다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그 어느 절기의 산보다 겨울의 산은 독특한 매력으로 나를 이끈다. 겨울 산에 서면, 늘 나는 내 육체가 서서히 비어 감을 느낀다. 잎사귀를 떨어내고 가지로만 서 있는 나목처럼, 내 몸의 살과 피가 그대로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듯한 착각이 인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있는 겨울나무는 그 추위 속에서도 굳건히 버티고 섰다. 그것은 그 몸에 끊이지 않고 도는 수액이 있기 때문이다. 264E133E571F1E78086C57
아무리 사악한 바람도 그 두 산봉우리를 넘어뜨리진 못했네 성인용품판매 10여 년 전 서울에서 근무한 험프리 영국 대사는 초저녁 정동 길을 산책하다 소나기를 만났다. 그때 말없이 우산을 건네준 젊은 남녀를 잊지 못한다고 했다. 관저에서 불과 10분 거리였지만 우신도 없고 비를 피할 데도 없었다. 젊은 커플은 각기 우산을 갖고 있었고, 그중 하나를 선뜻 내주고 사라졌다. 성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다. 한국인이라는 사실만 알 뿐이다. 영국 대사의 뇌리에 한국인이 어떠한 인물로 각인괴어 있을까.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심한 대우를 해 한국의 인상에 먹칠을 하는 사람들과 대조가 된다. 하찮은 우산 하나가 만들어낸 엄청난 효과가 아닌가. 하나님께서는 이런 우리에게 참으로 쉽고 다정하게 깨우침을 주신 것이다. 사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음성이 울리는 천둥소리와 같은 엄청나게 큰 소리로만 생각하곤 하는 것 같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늘 이처럼 아주 작은 주위의 사건을 통해서 말씀하고 계시고, 친구나 부모님,심지어 집안에 심어 놓은 작은 꽃 한 송이를 통해서도 말씀하신다. 오늘같이 썩어 가는 감자 하나를 통해서도 우리의 가슴 속 깊이까지 깨우침을 말씀을 주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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